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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전통민속제] 밥할머니 추모제

작성자 : 고양문화원 날짜 : 23/06/25 22:21 조회 : 555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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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동산동 밥 할머니 이야기 -

 

 

통일로 옆 머리부분이 훼손된 석상이 위치

조선조 전란 시에 활약한 여성 의병장, 밥 할머니

 

 

* 동산동 통일로변에 있는 밥 할머니의 석상(石像)

서울시에서 고양시나 파주시로 들어오는데 이용하는 1번국도 통일로, 한창 삼송신도시, 은평 뉴타운 개발로 어수선한 통일로변 동산동(東山洞) 마을에 목 부분이 훼손된 채 북한산을 바라보고 서있는 석상이 하나 있다. 마을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밥 할머니 또는 고석(古石) 할머니라 부르는 이 석상은 현재 고양시 향토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다. 석상은 총 높이가 141cm 가슴둘레는 85cm의 규모이다. 이 석상 앞에서 마을 주민들은 밥 할머니께 제사를 지내며 마을의 평안과 발전을 기원하고 있다.

고양시 초등학교 3학년 사회과 탐구 교과서를 보면 이곳 동산동의 밥 할머니이야기가 전설로 소개되고 있다. 북한산에 포위된 조선군과 명나라군대를 기지를 발휘하여 물리쳤다는 내용이다. 이러한 이유로 이곳 동산동의 밥 할머니 석상에는 어린 학생들이 자주 찾아와 사진촬영을 하며 학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.

 

* 조선조 선조, 인조대의 인물 밥 할머니

 

동산동 밥 할머니의 본래 성씨는 밀양박씨 (일부에서는 해주오씨)로 알려져 있다. 장성한 뒤 남평 문씨 문옥형(文玉亨)에게 출가하여 병자호란대에 크게 활약하는 외아들 문천립을 두었다. 조선조 선조대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고양과 서울 은평구, 양주군 일대에서 의병과 관군에게 큰 도움을 주어 나라에 공적을 세우게 된다. 현재 고양지역에서는 이 밥 할머니가 행주대첩, 승리의 주역인 행주치마 부대의 여성 의병장으로 보고 있다. 당시 인조반정에 일부 참여하고 병자호란 전란으로 어려움에 처한 백성들을 위해 구휼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. 특히 외아들인 문천립은 어머니인 밥 할머니를 도와 공적을 더 했으며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연경에 볼모로 갔을 때 이들을 모신 공으로 하여 가선대부의 품계를 하사 받기도 했다.

전쟁이 끝난 후에도 밥 할머니는 국가로부터 받은 토지를 이용하여 많은 백성들의 빈민구제와 배고픔을 해결하는데 크게 공헌하게 되었다. 이러한 이유로 고양지역과 서울 은평구 지역에서는 밥 할머니란 별칭을 얻게 되었다. 밥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그 묘소를 지금의 은평구 불광중학교 부근에 모시었다가 지금은 이장하여 그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.

 

*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머리 부분이 훼손돼..

 

조선조 후기 약사 보살상의 모습으로 세워진 여성의병장 밥 할머니의 석상은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로 보았을 때 대단한 배려 속에서 유지 되었다. 중국의 사신들과 고위관리들이 지나는 관서대로 , 한양의 입구에 세워진 이 밥 할머니의 위상은 매우 컸다. 그 후손들도 묘소 인근에 머물며 조상의 공적을 기렸다. 그러나 나라를 일제에게 강점당한 후 밥 할머니의 목 부분이 훼손되어 얼굴과 머리 부분을 잃어버리고 말았다. 마을 주민들은 이 머리부분을 새로 만들어 드리면 자꾸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기고 옛 모습 그대로 있어야 민속, 문화적 가치가 높아 지금모습 그대로 모시고 있다고 전한다.

이러한 마음으로 마을 주민들은 밥 할머니 보존 위원회 (위원장 : 차동규)를 구성하여 밥 할머니 제례를 줄곧 유지해 오고 있다.

앞으로 이 지역에서 벌어질 개발과 현대화의 과정 속에서 밥 할머니의 석상은 물론 그의 나라사랑과 백성에 대한 애정의 정신이 길이 전수되길 바란다.

 

정동일